내반족(첨족, club foot)

내반족 아들의 첫수술

레나따's Story 2012. 12. 27. 00:22

 

 

 

 

2달간 일주일간격으로 깁스를 새로하고,

정확하게 생후 2개월 되는 날로 수술날짜가 잡혔습니다.

 

일주일전 수술전 검사를 모두 마치고,

수술하기 전날 오후 2시경에 입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수술하는 아기 성별이 남자라고 남자병실로 배정을 해주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

 

모유수유 중이었는데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냐고

원무과 직원이 교수님께 엄청 깨졌다는,,,ㅋㅋㅋ

 

하지만,,자리 있는 여성병실도 없고,, 6인실밖에는 없어서,

1인실 자리나는대로 이야기 해달라 하고서는 남자 6인실 병실로 들어갔습니다.

 

더욱이 수술을 하기위해 입원하는 터라,

소아과 병동이 아닌 정형외과 수술병동,,

온통 수술하고 나와서 끙끙 앓는 사람들 뿐인데,,

우리 아기의 울음소리에 민감할수 밖에는 없었겠지요,,

 

하지만 유독 유난스럽게 굴던 할아버지,,

저, 아직도 얼굴 기억하고 있습니다..

 

생후 2개월 아기 난생처음 링겔 주사바늘 꽂고 12시부터 금식까지 들어가니,,

울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건데,,,

더구나 워낙 아기가 보채서 병실에 있지도 않았는데 말이지요,,

 

그날 느꼈던 사람들의 냉정함과 야속함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습니다.

 

원래는 입원하고 10시경에 링겔 맞으면 된다는데,

아기들 주사 담당하는 분이 6시에 퇴근이라고 5시부터 링겔맞고,,

그나마 다행인건 단 한번에 혈관을 잡아서 아기가 덜 고생했다는 것입니다.

 

낯선 병원환경과 주사바늘에 보채는 아기,,,12시부터 금식 들어가니 어찌나 울어대는지,,,

수액이 들어가니 배가 고프지는 않을텐데,,

아기들은 빠는 것이 본능인지라 잠도 자지 않고 계속울어대더군요,,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줄까봐서 기저귀랑 포대기 챙겨서 아무도 없는 외래병동을 밤새 걸어다녔습니다.

공갈젖꼭지 가져가서 물한방울 묻혀서 물려주면 한 10분간 잠이 들고,,

또다시 깨서 계속 울고,,

새벽 여섯시까지 밤새 울어대다가 6시쯤 지쳐서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 8시 첫 수술 하러 대기실로 가는데,,

아기라서 엄마까지는 대기실에 같이 들어갈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데 수술방 선생님 나오셔서 다시 설명해주시고,

아기라서 대기실에서 마취하고 마취되는 것 보고 수술실로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때까지 깊게 잠들었던 녀석이 마취하려던 순간 눈을 반짝 뜨더니 어찌나 엄마를 빤히 쳐다보던지...

그저 손을 꼭 잡아주었지요,

 

마취약이 투여되고,, 스르르 감기는 눈,,

갑자기 힘이 빠져 툭 떨어지는 손,,,

 

그렇게 침대에 홀로 누워 수술실로 들어가는 아기를 지켜보았습니다.

 

대기실에서 한시간여를 기다리니 회복실로 기저귀 갖고 오라고 연락이 와서,

기저귀 가져다주고(수술실에서 갖고 들어감),

한 20분 정도 더 있으니 아기 수술실에서 나왔다고 회복실로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심하게 울고 있으니 공갈젖꼭지 챙겨오라고,,,,

보호자 1명만 들어갈수 있는지라, 신랑은 바깥에서 기다리고

저 혼자 들어가니,,

 

정말로 어찌나 몸부림치며 울어댔는지,,,

바늘이 헐거워져서 수액과 피로 뒤범벅,,

보다못한 간호사가 시트로 아기를 아주 꽁꽁 싸매놓았더라구요,,,

 

산소마스크 사이로 공갈젖꼭지 물려주고,,

옆에 앉아서 우리아들 장하다고,, 잘했다고,,

토닥토닥,, 쓰다듬어 주고,, 속삭여주니,,

정말 거짓말처럼 조용해지는 아들,,,

고작 태어난지 2개월 밖에 안된 녀석이 뭘 안다고,,,

 

산소마스크 쓰고 30분,

벗기고 10분,,

산소포화도, 혈압, 맥박, 호흡 모두 정상으로 유지되는거 확인하고

회복실을 나와 엑스레이실 올라가서 사진찍고 병실로 올라갔습니다.

 

아가들은 심호흡을 할수가 없고, 가래를 뱉을수가 없으니

재우지 말고 자꾸 깨워서 울리라더군요,,

그래야 마취도 빨리깨고 가래도 빠진다고,,

 

약에 취에 자꾸 잠드는 녀석을 나중에는 살짝 꼬집어서 울렸답니다.

 

 

 

 

수술하고 허벅지까지 깁스를 감고 나온 모습입니다.

많이 칭얼거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견디어준 울 이쁜 아들 ^^

 

담당교수님의 수술잘되었다고 웃는 모습을 보고서야 마음을 놓았다지요...

 

수술 다음날 열흘간의 항생제와 진통소염제를 처방받아 퇴원을 하고,

수술 2주째 되는 날 실밥을 뽑고 1주일 간격으로 다시 깁스를 따고, 감고,,,

저런 깁스를,,, 6주를 더 해야 했습니다.

 

 

 

 

오른발과 왼발의 수술 흉터입니다.

이제 만 27개월 되었구요,,

흉터가 사라지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내반족 아이들은 대부분 소위 '까치발'이라고 하는 모습으로 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습니다.

발목이 있어야 할 자리에 발뒤꿈치가 붙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아킬레스건을 인위적으로 늘려주어 발바닥으로 땅을 딛을수 있게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진단서에 나온 수술의 정식 명칭은 '경피적 아킬레스건 절단술'이었구요,, 

 

수술전날 설명 들은바에 의하면 아킬레스건을 도구를 이용해 찢어놓고,

발목을 최대한으로 위로 꺾어 깁스를 하면 상처가 아물면서 아킬레스건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뼈와 근육의 성장에 맞춰 아킬레스건이 잘 늘어나주지 않으면

성장을 멈출때까지 2차, 3차 수술을 할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아킬레스건 늘리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구요,

 

단순히 발목의 기형만 있는 경우에는 저희 아들처럼 간단한 수술로 끝나지만,

골반이 틀어지거나 무릎아래가 모두 돌아간 경우에는 대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없었던 발뒤꿈치도, 복숭아뼈도,,

조금씩 생겨나고,

그저 넓적하기만 하고 평평하던 발바닥의 아치도 생겨나고,,

엑스레이를 찍을 때마다 조금씩 선명하게 찍히던 발속의 뼈들..

 

정상의 아이들과 아직은 조금 다르지만,

제 눈에는 우리아기의 발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직 치료가 끝나려면 너무나 먼 길이 남아있지만,

끝까지 잘 해내리라고,,

우리 아들녀석을 믿습니다..

 

어찌보면,,

저희 아기의 기형은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식이 감기만 걸려도 아픈것이 엄마이기에

우리 아들의 아픔이 제게는 가장 큰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쩔수 없나봅니다.

 

힘든시간을 잘 견뎌준 내 아기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또....미안합니다...

...사랑한다...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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