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할아버지의 약속

레나따's Story 2017. 8. 10. 09:48

유난히 바쁜 어느 날 아침.

8시 30분쯤 되었을 때 80대의 할아버지가 엄지손가락의 봉합 침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9시에 약속이 있다며 빨리해달라고 의사에게 무척이나 재촉하였습니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바이탈 사인을 체크하고 상황을 보니

모두들 아직 출근 전이라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해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의사는 직접 돌봐드리기로 했습니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상처를 치료하며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의사에게 대답했습니다.

"요양원에 입원 중인 아내와 아침 식사를 해야 합니다."

 

할아버지의 아내분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지 둥금하여 다시 물었습니다.

"어르신이 약속 시각에 늦으시면 할머니께서 역정을 내시나 봐요?"

 

그런데 할아버지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아니요, 제 아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지 5년이나 되었어요."

 

의사는 더 궁금해져서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 할머니께서 할아버지를 알아보시지 못하는데도 매일 아침 요양원에 가신단 말입니까?"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아내는 나를 못 알아봤지만,

나는 아직 아내를 알아볼 수 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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