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엄마와 분꽃

레나따's Story 2014. 8. 9. 18:05

엄마와 분꽃

 

- 이해인 -

 

 

엄마는 해마다

분꽃씨를 받아서

얇은 종이에 꼭꼭 싸매 두시고

더러는 흰 봉투에 몇 알씩 넣어

멀리 있는 언니들에게

선물로 보내셨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나에게 엄마는

"분꽃씨를 뿌렸단다

머지않아 싹이 트고 꽃이 피겠지?"

하시며 분꽃처럼 환히 웃으셨다

 

많은 꽃이 피던 날

나는 오래오래 생각했다

 

고 까만 꽃씨 속에서

어쩌면 그렇게 푸른 잎이 돋았는지

어쩌면 그렇게 빨간 꽃 노란 꽃이

태어날 수 있었는지

 

고 딱딱한 작은 씨앗 속에서

어쩌면 그렇게 부드러운 꽃잎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는지

 

나는 오래오래 분꽃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

 

 

 

 

 

 

 

갑자기,, 어린시절 마당 한가득 피었던 분꽃이 생각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고운 빛깔이 예뻤던,,

한송이 쏘옥 뽑아 나팔불면

연약하나마 뿌뿌소리를 내고는 하였지요 ^^

 

 

오래된 목련나무도,

분꽃이며, 사루비아, 봉숭아, 석류,,, 

양귀비,,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많은 꽃들..

 

장독대에 앉아 바라보던 파란하늘

 

추억이라 더 아름답게 기억되는 풍경이겠지만,

때로는 그 시절 그 평화롭던 시간이 참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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